2025년 한국 금융 – CBDC 보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열리는 3가지 이유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임을 확인했다. 이제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볼 차례다. 한국의 디지털 화폐는 오랫동안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 원화의 형태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역학 구도가 완전히 바뀌면서, 이제 그 질문의 핵심이 “디지털 원화는 언제 올까?”에서 “민간 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는 언제 열릴까?”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화폐 전략이 중앙은행 주도(Top-down) 방식에서 민간 은행 주도(Bottom-up) 방식으로 전환되는 결정적 배경과, 이 변화가 한국 금융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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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CBDC 중단 이유: ‘결제 최강국’ 한국의 디지털 원화 필요성 역설
한국은행(BOK)은 2020년부터 CBDC 연구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한강’을 추진하며 1차 테스트를 마쳤다. 그러나 2025년 중반, 한은은 실생활 결제 활용을 위한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단순한 일정 연기가 아닌, 한국 디지털 금융 정책의 중요한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CBDC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이미 신용카드와 계좌이체 등 민간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달해 있어, CBDC가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효용성(Use Case)이 사실상 부재한다. 더 중요한 것은, CBDC가 빠르게 법제화되고 있는 민간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시장에서 충돌할 가능성이다. 중앙은행은 민간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거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CBDC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속도 조절’은 결과적으로 민간 금융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여지를 공식적으로 열어주었다.
은행 예금 토큰 전략: STO 시장 선점을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동기
한국은행의 보류 결정 직후, 주요 시중 은행들은 즉시 자체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9개 주요 은행이 참여하는 협의체(OBDIA)가 법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이 이를 뒷받침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목을 매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바로 토큰 증권(STO) 시장의 결제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 STO 시장의 ‘연료’ 역할: 2025년 7월, 코스콤(한국거래소 산하 금융 IT 기업)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토큰 증권 결제 시스템 기술 검증에 착수하였다. 이는 STO 청약 및 유통 시 현금이 아닌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로드맵의 시작이다. 부동산, 미술품, 저작권 등을 토큰화하는 STO 시장은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다. 전문가들은 STO라는 새로운 자본시장 엔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나들며 빠르고 투명하게 거래를 완결지을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연료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 예금 토큰 발행 전략: 은행들은 자신들의 예금을 블록체인 상의 토큰으로 전환한 ‘예금 토큰(Deposit Token)’을 발행하여, 이 거대한 STO 시장의 결제 인프라를 독점하고 미래 금융 패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통화 주권 방어: ‘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을 막을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로드맵
한국의 디지털 화폐 정책이 민간 중심으로 급선회하는 이면에는 ‘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Digital Dollarization)’이라는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 위협이 존재한다.
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은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이 한국 내 금융 결제 시스템에서 원화를 대체하여 사실상의 기축통화처럼 기능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확산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나 통화량 조절 같은 통화 정책의 유효성이 현저히 낮아지며 통화 주권이 침해된다. 또한, 막대한 양의 해외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없이 유통되면서 외환 관리 시스템이 붕괴될 위험에 노출된다.
이러한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해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그 공백을 메울 ‘한국형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속도를 내어 국내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을 지키려 한다. 민간 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러한 방어 전략의 핵심 축이 되는 것이다.
디지털 금맥 투자 전략: STO 법제화와 은행 토큰 시대에 대비하는 법
결론적으로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시대는 중앙은행이 직접 화폐를 찍어내는 방식이 아닌, 민간 은행 및 증권사가 협력하여 새로운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회에서는 STO 법,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디지털자산 3법’의 2025년 내 법제화 마무리가 유력하게 논의된다. 이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은행들은 예금 토큰을 발행하여 STO와 국경 간 결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원화(CBDC)’는 장기적인 국가적 논의로 남겨두고, 우리는 눈앞에 다가온 은행과 증권사가 주도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예금 토큰)’ 시대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 한국 금융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개인 투자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디지털 금맥이 될 수밖에 없는 실질적인 이유이다.
핵심 정리
한국의 디지털 화폐 전략은 중앙은행 CBDC(디지털 원화) 추진이 보류되면서 민간 은행 주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예금 토큰)’ 발행으로 급선회한다. 이는 STO(토큰 증권) 시장 결제 인프라를 선점하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으로 인한 통화 주권 침해(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를 방어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다. 이 구조 변화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