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ney Code

국민연금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가장 뜨거운 논쟁은 보험료율 인상이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이 13%까지 올라간다는 소식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과연 보험료율 인상은 정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 이번 칼럼에서는 국민연금 재정 상황과 정책적 선택지를 분석하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살펴본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13% 인상, 피할 방법은 없었을까?

국민연금 재정, 현재 상황은?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55년이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연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연금은 계속 지급된다. 다만, 그 이후부터는 연금 지급 재원을 그때그때 납부하는 보험료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즉, 현재 구조를 유지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금 고갈이 현실화될 경우, 연금 지급을 유지하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보험료율을 인상하여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둘째, 연금 지급액을 줄여 재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정부가 선택한 개편안은 전자에 가깝다. 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해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했던 이유

이번 개편안에서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인상되는 것은 단순한 부담 증가가 아니다. 이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보험료율 9%는 턱없이 낮다

OECD 평균 보험료율은 18%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9%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18.3%, 독일은 18.6%의 보험료율을 유지하며 연금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 가속화

2023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떨어졌다. 이는 연금 재정을 지탱할 젊은 세대가 급감한다는 의미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이유다.

현행 구조로는 연금 수령액 유지가 어렵다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으면, 지급할 연금을 줄이거나 연금 개시 연령을 늦출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금 수급자의 생활 안정성을 고려할 때, 지급액 축소는 사회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연금 지급액을 유지하면서도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는 방법으로 보험료율 인상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

보험료율 인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을까? 사실 연금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이 논의되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했다.

국고 지원 확대

정부 재정을 활용해 국민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됐다. 하지만 국가 재정 여력은 한정되어 있고,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국고 지원이 가능한지 불확실하다. 또한,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전면적인 국고 투입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

현재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2033년까지 65세로 조정)다. 이를 더 늦추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노동시장에서 60대 이상의 고용 안정성이 낮아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즉, 정년 이후 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소득대체율 조정

연금 지급액을 낮추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소득대체율(40%)은 이미 OECD 평균(약 52%)보다 낮아 추가적인 축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연금 지급액을 유지하면서도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던 것이다.

결론: 피할 수 없는 변화,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보험료율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소득 증가 대비 연금 납부 계획을 세우자
보험료율 인상으로 인해 월급에서 공제되는 금액이 늘어날 것이다. 개인 재무 계획을 세울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

국민연금 외의 노후 대비 방안을 함께 준비하자
연금만으로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렵다면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의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추가적인 연금 개혁 논의를 주시하자
이번 개편안이 끝이 아니다. 미래에는 연금 개시 연령 상향, 추가적인 보험료 조정 등의 논의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도 연금 개혁 방향을 주시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보험료율 인상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현실을 반영한 필연적인 조정이다. 지금 당장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2025년 3월 시행된 국민연금 개혁 관련 작성한, 심층분석 시리즈입니다. 

 

2025년 국민연금 개혁 이유, 한 번에 정리 – 내 월급과 연금에 미치는 영향

2025년 국민연금 개혁 - 보험료 인상, 소득대체율 변경, 노후와 월급에 미치는 영향

2025년 국민연금 개혁 - 보험료율 13% 인상, 피할 방법은 없었을까?

2025년 국민연금 개혁 - 출산·군복무 크레딧 확대로 연금액 얼마나 늘어날까?

2025년 국민연금 개혁 - 연령대별, 소득별 실제영향 시뮬레이션

국민연금, 왜 2030은 내고도 못 믿는가? 개혁안에 숨겨진 불신의 구조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반응형